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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체방크 "외인들 美자산 '매수 파업' 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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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관세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정책 등에 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광폭 행보가 일시 소강 상태로 접어들면서 지난주부터 뉴욕 증시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기피 현상은 지속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이체방크 외환 전략 책임자인 조지 사라벨로스는 최근 몇 주간 해외 투자자들의 행동을 실시간에 가깝게 파악하기 위해 해외에서 자금을 받아 미국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다양한 펀드의 자금 흐름을 추적했고, 그 결과 외인들은 미국 자산에 대한 '매수 파업'을 이어갔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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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달러화.[사진=로이터 뉴스핌]

사라벨로스는 이날 보고서에서 지난 두 달간 해외 투자자들의 미국 자산 매수가 '급격히 멈췄다'고 밝혔으며, 지난주 시장 분위기가 다소 회복된 가운데서도 반전의 조짐은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지금까지의 자금 흐름 증거는 가장 긍정적으로 본다고 해도 미국 자본 유입이 매우 빠르게 둔화 중이며, 최악의 경우는 미국 자산에서의 지속적인 적극적 자금 이탈이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이어 "어느 쪽 해석이든 쌍둥이 적자(twin deficit) 통화인 달러에는 도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1년 넘게 달러, 특히 유로 대비 달러 강세론자였지만 2월 이후에는 대표적인 약세론자로 돌아선 사라벨로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이 지난 10년간 축적된 미국 자산을 투자자들이 대거 처분하게 만들 경우, 달러가 글로벌 기축통화 지위를 잃을 위험까지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외국 자산의 주요 투자처였으며, 최근 몇 년간 미국 시장이 세계를 앞서가면서 자금 유입은 특히 두드러졌다. 도이체방크 추산에 따르면, 유럽 투자자의 미국 자산 비중은 2010년 약 5%에서 2024년 20%로 4배 증가했고, 일본 투자자도 8%에서 16%로 2배 늘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4월 2일 교역국에 대한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뒤, 달러는 미국 주식 및 국채와 함께 하락했다. 이례적으로 동시다발적인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미국 시장에서 대거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런 매도 흐름을 더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 사라벨로스는 해외에 상장된 미국 집중형 ETF 약 400개의 일일 자금 흐름과 더 넓은 범위의 폐쇄형·개방형 투자펀드의 주간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고, 두 지표 모두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ETF 데이터에서 주식과 채권 모두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사라벨로스가 분석한 더 큰 펀드 그룹(유럽 외 지역, 움직임이 느린 투자자 포함)에서는 미국 주식 매수세가 멈췄지만 아직 순매도 전환은 아니었다. 반면 채권에서는 '공격적인 매도'가 관측됐다.

사라벨로스는 이번 달 달러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트럼프 정책이 외국인 투자자의 미국 무역·재정적자 자금 조달 의욕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달러가 2027년까지 유로 대비 1.30달러, 엔화 대비 115엔(현재 각각 약 1.14달러, 142엔)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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