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팔란티어 정점 찍었나 ① 1Q 실적 호조에도 급락,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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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2025년 1분기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LTR)의 실적 호조를 확인한 투자자들이 공격적인 '팔자'로 대응해 관심을 끈다.
연간 매출 전망을 상향 조정했고,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경영진들의 주장에도 월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주가 폭락에도 선행 주가수익률(PER)이 200배를 넘어설 정도로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은 데다 해외 이익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매도 심리를 자극하는 모양새다. 골드만 삭스가 25% 추가 하락을 예고하는 등 투자은행(IB) 업계는 약세 전망에 한 목소리를 낸다.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티엘이 공동 창업한 팔란티어는 1분기 실적 발표 전 장중 기준 125.41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최고치를 기록한 뒤 5월5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성적표를 공개한 뒤 시간외거래부터 급락을 연출했다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되는 업체의 주가는 5월6일 12.05% 내리 꽂히며 108.86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연간 실적 전망이 월가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는 데 시장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를 낸다.
업체의 1분기 실적은 애널리스트의 전망치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이 13센트로 시장 예상치와 일치했고, 매출액이 8억84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인 8억6300만달러를 넘어섰다. 1분기 업체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39% 급증했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 1억550만달러에서 2억1400만달러로 두 배 이상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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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사진=블룸버그] |
미국 민간 부문의 매출액이 71% 급증하며 2억5500만달러에 달했다. 정부 부문의 의존도가 높다는 비판을 잠재울 만큼 민간 부문에서 존재감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이에 따라 업체는 연간 매출액 전망치를 당초 37억4100만~37억5700만달러에서 38억9000만~39억200만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대형 수주도 꼬리를 물었다. 업체는 1분기 100만달러 이상 계약이 139건을 기록했고, 500만달러와 1000만달러를 웃도는 계약이 각각 51건과 31건에 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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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미국 민간 부문의 기존 수주 잔액이 23억달러에 달하는 가운데 신규 수주액이 8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183%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이 최근 1년 사이 12.8%에서 19.9%로 상승해 수익성 역시 대폭 강화됐다는 진단이다.
팔란티어는 아울러 조정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17억1100만~17억2300만달러에서 15억5100만~15억6700만달러로 높여 잡았다. 잉여현금흐름(FCF) 전망치도 15억~17억달러에서 17억1100만~17억2300만달러로 크게 상향 조정했다.
1분기 실적 호조와 연간 매출액 전망 상향 조정에도 업체의 주가가 1년래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데는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미달했기 때문이라고 월가는 설명한다.
5월6일 장중 한 때 주가가 105.32달러까지 후퇴하며 1년래 최저치로 밀렸지만 여전히 2025년 초 이후 41% 상승한 상태. 최근 1년 사이 주가 상승폭은 400%를 웃돈다.
업계에 따르면 팔란티어의 주가수익률(PER)은 과거 12개월 실적을 기준으로 500배를 웃돌고, 향후 12개월 실적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00배를 넘어선다. 블룸버그는 팔란티어의 밸류에이션이 대형 IT 종목으로 구성된 나스닥100 지수에서 가장 높다고 전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S&P500 지수가 선행 PER 20배 가량에 움직이는 점을 감안할 때 팔란티어가 얼마나 고평가됐는지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버티브와 아리스타 네트웍스 등 급성장하는 인공지능(AI) 테마주가 각각 20배와 30배 선에서 등락한다는 점에서도 팔란티어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윌리엄 블레어는 보고서에서 "팔란티어 주가가 2026년 예상 매출액을 기준으로 64배의 밸류에이션에 거래되고 있다"며 "경쟁 소프트웨어 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18배에 거래되는 등 해당 섹터에서 팔란티어만큼 비싼 종목을 찾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미즈호의 그렉 모스코위츠 애널리스트는 CNBC와 인터뷰에서 "팔란티어의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고평가 논란이 뜨거운 데다 해외 시장에서 성장이 둔화되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부추겼다. 1분기 업체의 해외 매출액은 전년 동기에 비해 5% 감소했다. 특히 유럽 지역의 매출이 크게 줄어들었다.
윌리엄 베어스는 보고서를 통해 "상당수의 투자자들이 해외 매출액 감소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연간 매출액 전망치 상향 조정보다 해외 성장 둔화가 주가에 더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3분의 1에 못 미치지만 매출 감소가 밸류에이션의 추가 상승에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정부 예산 감축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실적 발표 이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고 말한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정부효율부(DOGE)가 추진하는 공무원 감원과 예산 감축이 팔란티어의 정부 부문 비즈니스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사실 1분기 정부 부문의 매출액은 3억7399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45% 급증했다. 애널리스트는 신규 수주액을 3억5800만달러로 추정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면서 불법 체류자를 가려내기 위한 소프트웨어의 수요가 증가, 팔란티어가 일정 부분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업체는 미 국세청(IRS)와 30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민자들을 추적하는 한편 비자를 모니터링하는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기로 한 것.
트럼프 행정부가 주요 부처의 예산을 축소하는 움직임이지만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솔루션을 앞세워 정부 부문의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 경쟁력도 인공지능(AI)을 지렛대 삼아 높일 것이라는 기대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전세계 인공지능(AI) 시장 규모는 2025년 2440억달러에서 2031년 1조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 콜에서 "미국의 재산업화가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전개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성장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투자자들의 매수 심리를 움직이지는 못했다.
일부에서는 유럽 지역의 비즈니스가 성장 모멘텀을 얻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유럽의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이 미국에 크게 뒤쳐져 있지만 독일을 포함한 주요국들이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데 무게를 둔 정책 기조를 취하는 움직임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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