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 ②연준 '그림자 의장'이 움직인다…드러코노믹스의 사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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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그림자 의장'이 움직인다…드러코노믹스의 사도들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워시는 올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파월 의장의 해임 방안과 자신의 후임 임명 방안에 대해 직접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파월 의장의 해임 시도에 신중할 것을 조언한 것으로 전해져졌으면서도 주변에게는 파월 의장의 임기가 끝나면 다음 차례는 자기가 될 것이라는 인상을 풍겼다고 한다. 지난달 초 트럼프 대통령 주변 인사들도 워시 지명을 권장했다고 한다.
4. 트럼프와 궁합은
워시의 통화정책 운영에 대한 견해는 트럼프 대통령과 상충하는 측면이 있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에 대해 신중론을 견지하고 나아가 양적완화(QE)와 같은 비전통적인 초완화 정책과 관련해서는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지나치게 완화적인 연준의 통화정책이 인플레이션 현상을 조장한다고 본다. 과거에는 자유무역 기조와 강한 달러를 강조해 왔다. 낮은 정책금리를 원하고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과는 대체로 상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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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워시 전 연방준비제도 이사 [사진=블룸버그통신] |
트럼프 대통령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도 있다. 워시는 연준의 소위 '집단사고(집단적으로 단일한 사고방식이 지배)'를 비판하는 등 연준 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한 적이 있는데 이는 실물경제의 상황보다 기존의 통화정책 프레임워크에 집착한 나머지 정책 대응에서 실기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일부 맥이 닿는다. 또 자유무역 옹호론의 관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2014년 기고문을 통해서는 "적대국에 대한 강경한 무역 접근법"을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사이에서는 워시가 연준 의장직에 오르면 행정부의 성장우선 정책에 호응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한다. 대통령의 요구에 무조건 동조하지는 않아도 '성장 촉진'과 '규제 완화'라는 큰 틀 안에서는 유연성을 발휘할 거라는 기대다. 관련 기대감에 더해 워시의 장인 로널드 로더(에스티로더그룹의 명예회장)가 트럼프 대통령과 서로 수십년된 친구라는 점도 그의 차기 의장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랫동안 알고 신뢰해 온 인물이나 그들과 연결된 사람을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5. 드러코노믹스의 부상
일부 월가 관계자는 베센트가 재무장관이 된 데 이어 워시까지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부상 중인 것을 둘러싸고 이른바 '드러코노믹스(Druckonomics)'로 불리는 스탠리 드러켄밀러의 경제 철학이 미국 경제정책의 새로운 축으로 됐다고 보기도 한다. 베센트 재무장관과 워시는 드러켄밀러의 제자로 알려져 있다. 단순 사제 관계를 넘어 '아버지와 아들 같은 관계'라고 한다. 아들과 같은 제자들을 행정부 최고위층에 침투시킨 드러켄밀러가 행정부의 진정한 막후 실세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월가에서 '기라성' 같은 인물로 표현되는 드러켄밀러는 30여년 동안 헤지펀드나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면서 단 한 해도 손실을 내지 않은 인물로 알려져 있다. 베센트와는 1991년 관계를 맺게 됐다. 베센트는 1992년 조지 소로스와 드러켄밀러가 영국 파운드화 공매도를 통해 영란은행을 무너뜨린 거래에 참여했다. 그는 그때 드러켄밀러의 팀에서 일하며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그 뒤 베센트는 드러켄밀러가 이끄는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와 듀케인캐피털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드러켄밀러의 각별한 제자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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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드러켄밀러 듀케인페밀리오피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워시는 2011년 연준 이사직에서 사임한 뒤 드러켄밀러의 패밀리오피스인 듀케인패밀리오피스에 파트너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으로 가까워진 것으로 전해진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드러켄밀러는 하루에 10여차례 워시와 통화를 하고 베센트와도 금융시장 전망이나 정책 방향 등 경제적인 견해를 자주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센트와 워시의 관계 역시 우호적이고 협력적인 것으로 묘사된다.
두 인물 모두 자신의 견해를 밝힐 때 드러켄밀러의 분석 방식이나 경제 용어, 시장 관점 등을 자연스럽게 차용하는 습성을 보인다고 한다. 이른바 '스탠의 언어'라고 불리는 드러켄밀러 특유의 표현 방식을 쓰면서 말이다. 베센트와 워시가 단순히 드러켄밀러로부터의 단순한 지식 전수를 넘어 그의 사고방식까지 깊게 체화했음을 의미한다. 앞서 배센트 재무장관은 "매크로에는 스탠이 있고 나머지는 그다음"이라고 추켜세우며 거시경제 통찰에 있어 드러켄밀러가 압도적 위치에 있음을 강조하기도 했다.
워시까지 유력한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드러켄밀러의 경제정책 관점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드러켄밀러의 미국 경제에 대한 주요 관심사는 10여년 동안 미국의 재정적자 상황에 집중돼 왔는데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에 대해 '부채폭탄'이라며 정부의 회보장이나 의료보험 등 의무지출에 대한 과도한 지출 축소를 주장해 왔다. 또 코로나19 사태 동안 연준이 정책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미뤄 물가 상승률이 급등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드러켄밀러는 작년 10월까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허풍쟁이'라고 비판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행정부의 재정지출 절감 계획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서 재정지출 절감을 주도 중인 베센트 재무장관은 관련 계획에 대해 '낭비성 지출 폐지', '정부지출 의존 성장의 종식', '재정적자와 국가부채의 구조적 안정화'라는 표현을 써가며 재정지출 절감의 실천 의지를 강력히 표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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