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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애크먼의 허츠 '통큰 베팅' ① 자동차 관세 반사이익 노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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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4월 23일 오후 1시37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트럼프 행정부가 25%의 자동차 관세를 강행한 가운데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가 빌 애크먼의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 글로벌 홀딩스(HTZ) 지분 인수가 월가에 화제다.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고율의 관세로 신차는 물론이고 중고차 가격까지 큰 폭의 상승이 예상되면서 렌터카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애크먼의 허츠 지분 인수가 관세 전쟁의 지루한 연장을 겨냥한 베팅이라고 주장한다. 업체의 비즈니스 특성 상 자동차 관세가 협상용으로 종료되지 않고 고착화될 때 가장 커다란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크먼이 이끄는 헤지펀드 업체 퍼싱 스퀘어 캐피탈 매니지먼트가 4월16일(현지시각) 허츠 주식을 1270만주 매입했다고 밝혔다. 투자 금액은 4650만달러. 주식과 스왑을 모두 포함해 19.8%에 달하는 지분을 사들인 셈이다. 이번 투자로 퍼싱 스퀘어는 허츠의 2대 주주로 부상했다.

소식이 전해지기 전까지 12개월 사이 47% 폭락했던 업체의 주가는 애크먼의 '입질'이 공개되면서 56% 치솟았다. 증시 상장 이후 일간 기준 최대 폭의 랠리였다.

전기차 테슬라(TSLA) 베팅으로 낭패를 본 애크먼은 허츠 투자를 통해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트럼프 행정부의 자동차 관세로 인해 중고차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고, 허츠가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계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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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애크먼의 X 문구 [자료=블룸버그]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25% 관세는 장기간 유지될 경우 자동차 가격을 수 천 달러 인상시킬 것으로 월가는 예상한다. 신차 시장의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은 중고차로 눈을 돌릴 여지가 높고, 공급이 부족한 최신형 모델의 중고차 가격 역시 큰 폭으로 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미국 수입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25%의 수입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일단 미국 판매를 멈추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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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츠 [사진=블룸버그]

시장 전문가들은 일본과 유럽, 한국 등 해외 자동차 메이저들이나 멕시코를 포함한 해외에서 생산되는 미국 브랜드까지 관세로 인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미국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부품에도 관세가 적용되기 때문에 생산 원가가 뛰고, 이는 결국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애크먼은 소셜 미디어 X에서 "허츠는 관세 전쟁 속에 독특하게 유리한 입지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업체가 보유한 차량은 50만대 가량. 자산 가치는 120억달러로 파악됐다. 중고차 가격이 10% 상승하면 자동차 자산에서 12억달러의 이익이 발생하는데, 이는 업체의 시가총액의 절반 가량에 해당한다고 애크먼은 강조한다.

그는 허츠가 차량 활용도를 85%까지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이는 업체가 창사 이후 도달해 보지 못한 영역이다. 역사적으로 가장 높았던 수치는 약 80%로 기록됐다.

미국 플로리다 주에 본사를 둔 허츠는 1918년 창업했다. 107년의 역사를 지닌 셈이다. 허츠는 달러 렌트 A 카와 파이어플라이 카 렌탈, 트리프티 카 렌탈 등과 함께 미국에서 손꼽히는 렌터카 업체다.

미국 렌터카 시장에서 36%의 점유율을 차지한 업체는 북미 지역과 유럽, 남미, 아시아, 아프리카, 호주, 중동 등 주요 시장 곳곳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100여년 동안 위기의 순간도 없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도 대형 악재 가운데 하나였다. 지구촌 경제가 말 그대로 마비되면서 업체는 지난 2020년 파산 보호 신청을 냈고, 2021년 경영 개선 계획이 승인되면서 파산 보호 체제를 벗어났다. 하지만 여전히 부채 감축과 구조조정을 진행중이다.

칼 아이칸이 파산 사태로 커다란 손실을 입은 사례다. 그는 팬데믹으로 인한 허츠의 경영 악화가 본격되기 전 통 큰 베팅에 나섰다가 실적 악화와 파산으로 인해 16억달러에 달하는 손실을 떠안았다. 업체가 파산 보호 신청을 낸 당시 아이칸이 보유한 지분은 39%로 파악됐다.

여전히 턴어라운드를 추진중인 허츠는 차량 한 대 당 1500달러의 수익을 올리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아울러 업체는 차량 당 일간 운영 비용을 30달러 초반으로 떨어뜨리고, 감가상각을 약 300달러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애크먼은 자동차 관세에 따른 반사이익을 감안하더라도 허츠의 단기 실적에 커다란 기대를 걸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당분간 실적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최근 분기까지 업체의 성적은 악화됐다. 2024년 4분기 매출액이 20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6.59% 감소했고, 4억7900만달러의 손실을 냈다. 다만, 적자 규모는 전년 동기에 비해 37.64% 축소됐다. 주당순이익(EPS)은 마이너스 1.18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줄어들었지만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치인 마이너스 0.65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2024년 업체의 연간 매출액은 90억5000만달러로 파악됐다. 전년 대비 3.4% 줄어든 수치다. 순손실 규모는 28억6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6억1600만달러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주당 순손실은 9.35달러로, 전년 1.97달러 흑자에서 크게 악화됐다.

허츠는 2025년 이후 점진적인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2년간 매출액이 연평균 2.5%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는 2025년 1분기 업체의 매출액을 21억2000만달러로 예상한다. 이 경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 줄어드는 셈이다. 아울러 주당 0.72달러의 손실을 낼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업체는 오는 5월12일(현지시각) 장 마감 후 1분기 성적표를 공개할 예정이다.

경영 정상화를 위해 업체는 다각도로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2021년 10월 업체는 테슬라 차량 10만대를 구입해 전기차 렌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모델3 세단과 모델Y 크로스오버 등 주요 모델을 제공하는 업체는 테슬라의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이용하게 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업체는 자체적인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전기차 업체 폴스타와 파트너십을 맺고 2022년 4월부터 5년에 걸쳐 폴스타2를 6만5000대 매입하기로 하는 등 허츠는 전기차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적극적인 움직임이다.

같은 해 9월에는 제너럴 모터스(GM)과 5년간 전기차 17만5000대를 구매하는 내용을 골자로 계약을 체결했다. 뷰익과 GMC, 캐딜락 등 핵심 브랜드가 당시 계약에 포함됐다.

허츠는 2022년 10월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업체가 보유한 테슬라 차량 5만대를 우버 운전자들에게 제공해 고객들에게 서비스한다는 복안이다.

전기차 배터리 충전 인프라 구축에도 업체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22년 9월 BP의 글로벌 전기화 및 충전 솔루션 브랜드인 BP 펄스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소 건설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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