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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美 1분기 GDP -0.3%로 '3년만 첫 역성장'… 트럼프發 관세 충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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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올해 1분기 미국 경제가 3년 만에 첫 역성장했다.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면에 내세운 보복관세 정책의 여파가 본격화하기도 전에 경기 둔화 신호는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미 상무부 산하 경제분석국(BEA)은 30일(현지시간) 발표한 속보치에서 올해 1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연율 기준 0.3% 감소했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초 이후 3년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이다. 미국 GDP는 속보치, 잠정치, 확정치 순으로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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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미국의 1분기 GDP, 자료=미 상무부 경제분석국, 2025.04.30 [email protected]

◆ 무역적자 사상 최대·소비 둔화 겹쳐...트럼프 관세 충격 현실화

경제분석국은 GDP 하락의 주요 원인으로 기록적인 상품 무역수지 적자와 정부 지출 감소를 꼽았다. 3월 기준 상품 무역적자는 사상 최대치로, GDP 성장률을 4.8%포인트나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시행되기 전에 기업들이 수입을 크게 늘린 여파다.

미국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소비자 지출도 크게 둔화됐다. 개인소비지출은 전 분기 대비 1.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 4.0% 증가에서 큰 폭으로 둔화된 것이다.

앞서 29일 컨퍼런스 보드가 발표한 미국 소비자들의 4월 경기 신뢰지수는 8포인트 하락한 86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확산되기 시작한 2020년 5월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대대적인 관세 인상으로 경제와 일자리가 줄어들고 인플레는 악화될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우려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월가에서도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등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미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전망하며 연간 성장률 전망을 줄줄이 낮추고 있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실시간으로 추정하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GDP 나우(now)' 모델은 1분기 성장률을 -2.7%로 추정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이 투자·소비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4월 2일 '해방의 날(Liberation Day)'을 선언하며 중국산 제품에 최고 145%의 보복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이에 기업들은 관세 시행 전에 수입을 앞당기면서 무역수지가 급격히 악화됐고, 이로 인한 재고 조정과 수출 둔화가 경기 위축의 직격탄이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보다 앞서 1분기 GDP를 발표한 유로존은 0.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유럽 주요국이 경기 둔화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도 미국 경제의 역성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리스크를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일각에선 이번 마이너스 성장이 일시적인 조정일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률 둔화가 이어질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올 하반기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한편 미 경제가 3년만에 첫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는 발표에 시장의 투자 심리는 크게 악화했다. 다우지수 선물은 300포인트 넘게 하락하고 있으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과 나스닥 선물 역시 각각 1% 넘게 빠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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