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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영국과 첫 무역합의 발표…"다른 많은 합의 뒤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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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과 영국이 8일(현지 시각) 일부 상품에 대한 관세를 인하하는 무역합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월 2일 전방위적인 관세 부과로 글로벌 무역질서를 흔든 이후 처음으로 체결되는 무역 합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에 올린 글에서 "오늘 오전 10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과 포괄적인 무역합의에 대해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영국과의 오랜 역사와 동맹 관계 덕분에 영국을 첫 발표 국가로 삼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며, "현재 심도 깊은 협상이 진행 중인 다른 무역 협정들도 곧 뒤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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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도 이날 늦게 이번 합의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번 협정은 자동차와 철강 등 양국에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한적인 내용일 가능성이 크다.

영국은 자국 자동차 및 철강 산업에 타격을 입힌 미국의 25% 관세 인하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반대급부로 영국은 미국산 자동차에 대한 자국 관세를 낮추고, 미국 IT 기업에 부과 중인 디지털세 일부를 완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대부분의 국가에 부과한 10%의 기본 관세나  향후 2주 안에 부과할 것이라 경고한 제약 관세 부과와 관련한 합의 여부는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英 자동차·철강 수출 숨통… IT세 감면엔 정치적 부담

영국 자동차 업계는 이번 합의로 즉각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미국에 고급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으며, 25%의 고율 관세로 큰 타격을 받았다. 재규어 랜드로버는 미국 수출을 한 달간 중단했으며, 애스턴마틴은 고객과 관세 비용을 분담하고 수출량을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미·영 간 합의 소식에 애스턴마틴의 주가는 8% 급등했다.

다만 영국 정부가 디지털 서비스세(DSA)를 조정할 경우 정치적 반발도 예상된다. 이 세금은 2020년부터 온라인 플랫폼·검색엔진·SNS 등에 매출의 2%를 부과하며, 대부분 미국 대형 IT기업에 집중돼 있다. 지난해 기준 약 11억 달러(8억 파운드)를 걷었으며, 그 중 90%는 상위 5개 빅테크 기업에서 나왔다. 감세는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

스태머 영국 총리는 이번 합의에 대해 "미국은 대체 불가능한 동맹"이라며 무역 관계 강화를 강조했다. 그러나 보수적 유럽연합(EU)식 식품 기준을 유지하면서도 미국의 일부 농산물이 해당 기준을 충족할 경우 시장 접근을 허용하는 등 균형을 유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英, 브렉시트 이후 줄타기 외교… "즉각 효과는 제한적"

영국은 최근 인도와도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는 등 '포스트 브렉시트' 외교 행보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경제적 효과는 단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기대된다.

익명을 요구한 FTSE100 상장사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로이터에 "이번 협정이 당장 영국 경제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겠지만, 미국·인도 등과의 협정은 장기적으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JP모간의 앨런 몽크스 이코노미스트는 "기본 10% 관세가 여전히 유지된다면 영국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제한적"이라며, "영국은 미국과 비교적 균형 잡힌 무역 구조를 갖고 있으며, 양국 간 정치적 관계도 안정적이기 때문에 향후 협상 여지는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은 오는 10~11일 스위스에서 고위급 무역회담을 재개할 예정이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최대 145% 관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번 영국 합의가 이후 협상의 시금석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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